새벽편지 2012. 11. 19
어둠이 드리울 때
어둠이 짙게 드리운 숲 속에서는 모든 생명들의 작은 소리들이 올올이 살아 전해집니다. 풀벌레들의 소리, 바람이 바위언덕을 넘는 소리, 발 아래 밟히며 파열음으로 부서지는 나무가지의 소리까지 모두 들립니다. 발길이 닿는 가까운 곳 보다는 멀리 밤하늘을 비추는 별빛이 더 잘 보입니다. 그래서 어둠이 짙게 드리운 숲 속을 걸어갈 때는 별과 달빛에 비췬 산등걸을 보고 찬찬히 걸어야 합니다. 빨리 갈 생각도 버리고 그저 발아래 작은 소리들과 작은 빛들에 의지해서 걸어야 합니다.
자주 영혼의 어둠을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. 내 안의 어둠을 보는 것에서부터 빛을 찾아야 합니다. 마치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천리길 낭떨어지 가상자리를 걸어가는 사람과 같이 그렇게 조심스럽게 길을 걸어야 합니다. 내 안의 작은 소리에 민감히 반응하며 인도하심을 구하며 걸어야 합니다. 걷는 것도 힘에 부칠 때는 길 가 옆 바위를 기대어 잠시 쉬는 것도 필요합니다. 내가 걷는 걸음이 길이 되기도 하지만, 때로는 가만히 멈춰서 내가 어디까지 왔고, 또 내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물어야 합니다. 그 이끄심을 기다리는 것이 '영혼의 어둠'을 만난 사람이 해야 할 유일한 길입니다. 길 없는 길 위에, 길을 물으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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